금은 왜 함평을 바꿨는가? 황금박쥐상의 경제적 전환
2008년, 전남 함평군이 세금 30억 원을 들여 만든 황금박쥐상은 금 162kg을 사용한 조형물이라는 이유로 세금 낭비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금 시세가 10배 가까이 오르면서 이 조형물의 자산 가치는 260억 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과거엔 비난받던 황금박쥐상이 지금은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숨겨진 금덩이로 떠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은 황금박쥐상이 현재 어떤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황금박쥐상은 금 투자 성공 사례인가?
2008년, 함평군이 30억 원을 들여 순금 162kg, 은 281kg, 동 129kg으로 만든 조형물 황금박쥐상은 단번에 언론의 조롱 대상이 됐습니다. 세금 낭비, 황당한 금 조형물, 애물단지라는 비판이 쏟아졌죠. 하지만 16년이 지난 지금,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황금박쥐상은 이제 자산가치만 260억 원을 넘는 금덩어리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특히 금값의 상승이 이 가치를 끌어올리는 결정적인 요인이었죠.
황금박쥐상이 사용한 순금 162kg의 원가(2008년 기준)는 약 27억 원 정도였습니다. 당시 금 1g은 약 16,500원이었고, 지금은 1g당 160,000원을 넘나듭니다.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도 금값이 10배 상승한 셈입니다. 이 말은 함평군이 의도치 않게 금 투자를 한 셈이 되었다는 뜻이죠.
금은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입니다. 금융위기, 전쟁, 인플레이션 등 혼란의 시기에 시장은 금으로 몰립니다. 그 결과 금값은 꾸준히 상승했고,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전 세계적 지정학 리스크와 고금리로 인해 금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상황에 따라 하락할 수 있지만, 금은 실물 자산이기 때문에 제로가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매우 높죠. 이 점에서 황금박쥐상은 단순한 예술 조형물이 아닌 전략적 금 보유 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는 겁니다.
재밌는 점은, 일반 투자자들이 수년간 금 ETF에 투자해도 이 정도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금 ETF인 KRX 금현물ETF는 최근 5년 수익률이 약 60~70%에 불과합니다. 반면, 황금박쥐상은 16년 만에 자산가치가 10배 넘게 뛰었으니 연평균 복리 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15%에 달하는 수익률입니다. 웬만한 벤처캐피탈의 회수 성과보다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 어떤 펀드도, 그 어떤 부동산도, 이 정도의 자산가치 상승은 흔치 않습니다. 그만큼 금이라는 자산이 지닌 특성과 황금박쥐상의 상징성이 만났을 때 벌어지는 파급력은 단순한 공공 미술의 영역을 넘어서고 있는 셈입니다.
단순 조형물인가, 전략적 금 보유인가?
황금박쥐상은 겉보기엔 예술 조형물입니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조형물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금 162kg, 은 281kg, 동 129kg이라는 귀금속 그 자체를 주재료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이 조형물은 상징성과 예술성 못지않게 물리적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특히 금은 현금처럼 유통 가능하고 전 세계 어디서나 인정받는 국제통화성 자산이라는 점에서, 함평군이 금 보유의 효과를 실물로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함평군은 이 조형물을 팔지도, 해체하지도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금은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금은 위기 시 통화 가치가 하락하거나 금융 시스템이 흔들릴 때 안전자산으로서 국가 신뢰를 방어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물 금 보유는 언제나 그 자체로 보험이자 재정적 완충 장치가 되죠. 함평군 역시 본의 아니게 그러한 구조에 가까운 금 자산을 갖게 된 셈입니다.
이와 유사한 개념이 바로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입니다. 세계 금 보유 1위는 미국이며,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러시아 등도 수천 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은행도 104톤 이상의 금을 보유 중입니다. 금은 환율이 요동치거나 달러 약세가 발생할 때 실질 구매력을 지켜주는 역할을 하죠. 그리고 지금의 함평군은 작지만 상징적으로 금 보유 지방정부가 된 셈입니다. 일반 행정기관이 순금 실물을 이만큼 보유한 사례는 국내에서 유일합니다.
더욱이 이 금 자산은 부동산처럼 관리비가 들지 않고, 주식처럼 변동성 리스크에 흔들리지 않으며, 현금처럼 가치가 희석되지도 않습니다. 외부 충격에 강한 금의 속성 덕분에 함평군은 조형물을 통해 보이지 않는 금고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유동성 확보는 어렵고, 현금화가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금 자산이 주는 경제적 신뢰감과 상징 자본은 지역 단위 경제에서도 분명한 무게를 갖고 있습니다.
즉, 황금박쥐상은 단순 조형물이 아닌 전략적 귀금속 보유 사례로 읽어야 합니다. 지역 자산이 되는 금덩이. 이것이야말로 금이 가진 진짜 힘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요?
경제적 유동성 vs 비유동성 자산 논쟁
황금박쥐상이 수백억 원의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이것일 겁니다. “그럼 그 돈 쓸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입니다. 황금박쥐상은 현재 평가액 기준 약 261억 원의 자산 가치를 갖지만, 이 가치는 유동성이 없습니다. 쉽게 말해 팔 수 없고, 현금화할 수도 없는 자산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인 측면에서는 비유동성 자산이며, 회계적 관점에서 보면 실현되지 않은 평가이익에 불과합니다.
이는 공공부문 자산이 가진 특수성과 맞물립니다. 일반 기업이 보유한 금은 자산 가치로 회계에 반영하고 매각할 수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예술 조형물은 팔 수 없는 공공재로 분류됩니다. 특히 이 조형물은 금속 덩어리가 아닌 예술작품으로 등록돼 있고, 지역 상징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실물 매각은 법적, 정치적으로도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실제로 함평군도 “황금박쥐상은 절대 매각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금이라는 자산이 가진 현금성 이미지와 충돌합니다. 금은 원래 수요가 있을 때 바로 팔 수 있는 대표적 유동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 금이 특정한 형상으로 고정되어 있고, 공공기관이 보유한 순간부터 상징이 되면, 그 순간 유동성은 사실상 사라집니다. 금값이 올라도 이익 실현은 불가능하고, 손실도 피할 수 없지만, 보유만으로 자산 가치는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러나 유동성이 없다고 해서 경제적 효용까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이 비유동성 자산은 관광객 유입, 지역 이미지 개선, 브랜드 마케팅 등에서 실질적인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이런 고정형 자산은 지역경제의 안정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금덩이를 갖고 있는 지역이라는 상징은 주민들에게 자부심을, 외부인에게는 신뢰를 제공하는 경제적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황금박쥐상은 유동성 없는 자산이지만, 유·무형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복합 자산입니다. 실현 불가능한 수익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보유 자체가 주는 상징적 가치와 파급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현대의 자산 개념은 팔 수 있느냐보다, 얼마나 영향력을 미치느냐에 초점이 옮겨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금값이 함평군에 안겨준 경제학적 메시지
황금박쥐상은 단순한 예술 조형물이 아닙니다. 그것은 금이라는 실물 자산이 현실 세계에서 얼마나 강력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증 사례입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자산으로서 금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일무이한 케이스라 할 수 있습니다. 금은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나 초고액 자산가들이 보유하는 자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함평군은 이 조형물을 통해 사실상 공공 금 보유를 실현했고, 그 결과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와 경제적 관심을 얻게 된 것입니다.
첫 번째로 주목할 점은, 금이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상승하는 속성을 지닌다는 것입니다. 금은 생산량이 제한적이며, 화폐가치가 하락하거나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가격이 오르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고금리, 고물가,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금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순금 162kg을 보유한 함평군은 금값 상승이라는 외부 경제 변수 하나만으로 지역의 상징 자산 가치를 10배 이상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금이 가진 보이지 않는 복리 효과를 가장 확실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두 번째는 지역 경제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력입니다. 금 그 자체는 팔 수 없지만, 이 조형물의 가치가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함평이라는 지역 이름이 전국적으로 주목받습니다. 이는 일종의 경제적 레버리지이자, 광고비로 환산할 수 없는 브랜드 효과입니다. 관광객 유입 증가, 축제와 연계된 파급 효과, 그리고 주민들의 지역 자산에 대한 자긍심 형성까지. 금은 단지 광물 자산이 아닌, 지역경제 전반에 파문을 일으키는 파생자산처럼 작동하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메시지는 공공 투자에 대한 시각입니다. 초기에는 세금 낭비라는 비판을 받았던 황금박쥐상은, 금이라는 실물 자산의 가치 변동에 따라 성공적 투자로 재해석됐습니다. 물론 이는 매우 드문 사례지만, 이 사례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깁니다. 공공 자산은 단기적인 수치와 반응만으로 평가할 수 없으며, 외부 경제 변수와 시간이라는 필연적인 요소를 감안해 장기적인 시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황금박쥐상은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금 자산이자, 공공부문이 실현한 금 보유의 유일한 성공 사례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금이 가진 진짜 힘, 바로 시간이 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보상이라는 경제학적 메시지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금은 왜 함평을 바꿨는가? 황금박쥐상의 경제적 전환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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